음식 중에는 라면처럼 후루룩 넘기며 재빨리 배를 불리는 것도 있지만, 적은 양을 천천히 음미해 봐야 그 맛을 알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문학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시는 문학 중에 가장 짧지만, 도리어 가장 천천히 읽어야 하는 갈래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하루하루는 항상 바쁩니다. 경쟁도 치열하고, 그 속에서 성과도 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시를 맛보기 위해 입안에 넣고 천천히, 한동안 우물우물 곱씹어 보는 시간과 여유를 만들기가 쉽진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시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특히 ‘마음을 울리는 시’ 하나를 만난 사람에게는 꽤나 적극적으로 살아남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이 만화가 ‘마음을 울리는 시’ 하나를 만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좋은 기획을 제안해 주신 창비교육과 김현정 편집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이 작품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준 아내에게 항상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