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소설은 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읽다 보면 어느새 주인공에 빙의된 듯 등장인물과 같이 울고, 웃으면서 사랑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책을 사랑하는 두 남녀 주인공의 티키타카와 재치 있는 농담을 읽으며 즐거웠고, 책에 등장하는 문학 작품 인용구들을 번역하면서 둘은 역시 책벌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필리핀의 직장 문화는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제외한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만, 이 작품으로 접하니 코로나 시기의 재택근무를 포함해서, 마감에 쫓기느라 밤늦 게까지 일하는 편집자의 업무, 사내 체육 대회와 직장 내 로맨스 등은 한국 직장인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인간사의 보편성을 확인하고 공감하게 해주는 것이 문학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필리핀 현대 소설은 아직 한국에서는 미지의 세계인 듯합니다. 이 작품을 계기로 훌륭한 필리핀 작품이 국내에 많이 소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