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사도 바울이 쓴 일곱 개의 편지와 네 복음서를 통해서 이교적 세계에 소개한 하나됨 또는 통합의 도덕적 질서를 재발견하기 위하여 이 책을 펴내기로 하였다. 이 작업은 창세기 12장 1-3절에 서술된바, 최초의 두 이주민(移住民)이었던 아브람과 사래가 시작한 성서적 여정에 그 바탕을 가진다. 그 두 사람은 인종적 정체성이나 국적도 없이 무방비 상태로 하나님으로부터 목적지가 없이 떠나가 큰 민족을 이루라는 부름을 받았다. 다만 하나님이 가지고 있는 세계성과 인종적 성격을 통합하여 “땅의 모든 족속들에게 축복”이 되라는 부르심이었다.
하지만 창조주 하나님이 시작하였고 “현존”과 “그 초월적 가능성”의 역설적 삶을 부여받은 회복된 사람됨, 곧 “새로운 창조”가 우리에게 선물로 성서의 증언들을 통해서 전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불행하게도 아직도 이 세계 속에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기독교’가 과연 그 하나됨의 도덕적 질서라는 유대적 유산을 살릴 수 있을까? 그리고 모든 인간이 ‘현존’과 ‘그 초월적 가능성’을 하나되게 한 하나님과 함께 연대하여 창조주께서 의도한 통합적 삶을 되찾고 이 세계를 변혁시키는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
_ <머리말> 중에서
필자가 저술한 이 책에서 아브람과 사래가 시작하고 히브리성서를 거쳐서 마가복음서와 사도 바울에게서 그 절정에 달한 성서적 여정을 분석하고 요약하였다. 이 저서는 샌프란시스코장로교신학대학원에서 40년간 신약성서를 연구하고 강의하면서 체계화시킨 나의 성서신학을 요약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 책을 저술하기로 한 목적은 기독교의 모든 교파와 유대교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참뜻을 이해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문제를 파헤치는 데 있다.
_ <한국어 책에 부치는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