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화집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다시 걸음을 내디디며
책상에 앉아 있는데,
어떤 아이가 다가왔어요.
아이는 양 손으로 턱을 받치고 내 눈을 빤히 쳐다보았어요.
아이는 자꾸만 웃으며 얼굴을 이리저리 쳐다보았어요.
“왜?”
당황한 나는 좀 엉뚱한 말을 했어요.
“그림인 줄 알았어요.”
오래전!
우연하게 동화의 길로 들어섰지요.
하지만 가슴 설레던 동화의 길은 걸을수록 어렵게 느껴졌어요.
“동화란 무엇인가?”
유난히 발걸음이 무겁게 느껴지던 날,
걸음을 멈추고 생각에 빠져들었지요.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많은 날들이 지나갔어요.
꽃이 피었다가 지고,
또다시 꽃이 피었다가 졌어요.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그림인 줄 알았다며 쳐다보던 아이의 눈빛이 자꾸만 떠올랐어요.
그 아이를 만나기 위해,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쿵! 쿵!”
가슴이 뜁니다.
동화의 길로 들어서게 해 준 아들과 그 아이
그리고 아이였던 사람들에게
이 책을 드립니다.
이천십육년 늦가을에 노영희
무인도를 꿈꾸는 아이들
무인도를 꿈꾸었던 사람들을
아이도로 초대합니다.
아이도라는 섬은
아이들이 성장하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작은 섬
아이도를 통해
아이들이 걸어가는
꿈의 길에
작은 길잡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였던 사람들에겐
자신이 지나온 길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프랑스에서 힘든 유학 생활을 하면서도
꿋꿋하게 헤쳐 나가고 있는 아들과
함께 꿈을 키웠던
자신의 길을 찾아 걸어가고 있는 아들의 친구들에게
이 글을 보냅니다. - 머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