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는 부지런했지만 오로지 자신의 승리만을 생각했다. 거북이가 자기길만 가는 동안 어쩌면 토끼는 아파서 꼼짝하지 못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거북이었다면 "토끼야, 어디 아프니?" 하고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건네야 했는데, 거북이에게는 이렇게 자비롭고 자상한 마음이 없었다.
그래서 불교의 관점에서 보자면 남을 돌아볼 줄 모르고 자신의 길만 가기 바빴던 거북이가 옳지만은 않은 것이다. 그러나 현대인은 이런 면을 보지 못하고 오히려 거북이를 훌륭하게 여기는 사고에 익숙하다.
거북이를 닮고자 노력하는 현대인에게 어려움이 닥치면 그 사람은 '스스로 열심히 해야지' 생각하면서 자신을 채찍질한다. 그리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실망하고 만다. 그런데다 계속해서 주변 사람들이 "거북이처럼 열심히 해! 힘내!"라는 말을 한다면 자책감만 깊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이처럼 위축된 현대인의 마음에는 "꼭 거북이처럼 해야 할 필요는 없어"라는 목소리가 필요하다. 그러는 편이 자책에 빠진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그리고 실제로 불교는 '너무 애쓰지 말라'고 가르친다. 이를 불교 용어로 '정진'이라고 한다.
표면적으로 노력이라는 말과 상통하지만, 불교가 가르치는 정진은 이를 악물고 하는 노력이 아니다. '느긋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정진하라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다.
같은 접시라도 위에서 내려다본 것과 옆에서 본 것은 그 형태가 다릅니다. 관점의 차이에 따라 사물은 여러 가지로 보이는 것입니다.
사실 말하자면 <반야심경>은 '관점의 혁명'을 가르친 불교 경전입니다. 우리는 세간의 상식에 따라서 혹은 선입관에 집착해서 사물을 보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을 조금만 바꾸어보십시오. 그렇게 하면 좀더 즐겁고 여유롭게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가르쳐주는 것이 반야심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