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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시시 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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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알이야? 눈알이야?>

엘 데포

사람들이 청력을 잃는 방식은 여러 가지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못 듣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엄청나게 큰 소리를 듣고 그 자리에서 청력을 잃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오랜 세월 동안 시끄러운 소리를 계속 들어서 조금씩 청력을 잃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저런 병에 걸려서 그 결과로 청력을 잃습니다. 청력 손상의 정도, 그러니까 보청기나 인공 달팽이관 없이 얼마나 들을 수 있는가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약간 손상된 사람이 있고, 중간 정도로 손상된 사람, 그리고 심각하게 손상된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청력을 잃었느냐 또는 얼마나 잃었느냐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농인들이 청력 손상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농인으로 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틀리고 한 것이 아닙니다. 어떤 농인들은 농인 사회라고 하는 집단에 속해서 삽니다. 이들은 청력 손상이 장애가 아니라 좋은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청력 손상을 고칠 필요가 없다고 여기고, 보청기나 인공 달팽이관도 별로 쓰지 않습니다. 대화할 때는 주로 수화를 사용합니다. (농인들도 입으로 말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청력 손상을 고치려고 하는 농인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보청기나 인공 달팽이관을 이용해서 남아 있는 미약한 청력을 키웁니다. 입으로 말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입술을 읽습니다. 수화를 전혀 쓰지 않기도 합니다. 이들 역시 청력 손상을 차이점이라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그것을 ― 공개적으로건 비공개적으로건 ― 장애로 여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위의 몇 가지 예들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농인도 분명히 많을 것입니다. 내가 아는 건 오직 나 자신의 난청일 뿐 다른 누구의 난청도 아닙니다. 나는 네 살때 병을 앓고 그 후유증으로 ‘고도 난청’을 얻었습니다. 나는 농인 사회에 관심은 깊지만, 아직까지 거기서 어떤 역할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병에 걸리기 전까지 듣고 말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은 나를 청인들의 세상에 살게 하기로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두 분의 선택과 이후에 나 스스로 한 선택들 덕분에 나는 이 세계에서 상당히 편안해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늘 편안했던 것은 아닙니다. “엘 데포”는 내 어린 시절의 기억과 그 시절 내가 나에게 붙인 별명을 토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결코 모든 농인의 경험을 대표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 이 책을 쓰고 그림을 그릴 때 내가 특히 관심을 기울인 것은 실제 사실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보다 내가 청력을 잃고서 느낀 감정들을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책 속의 인물 중 일부는 기억 속 모습 그대로지만, 어떤 인물은 여러 사람을 결합해서 만들었습니다. 어떤 사건은 실제 순서대로 표현했지만, 순서가 뒤섞인 것도 있습니다. 어떤 대화는 실제로 했던 대화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내가 느꼈던 감정들은 모두 사실입니다. 나는 정상 청력 아이들에 둘러싸인 난청 어린이였습니다. 나는 남들과 달랐고, 다른 것은 좋은 것이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속으로도 또 겉으로도 나는 소리를 못 들어서 남들과 다르고, 그것을 장애라고 생각하고 부끄러워했습니다. 하지만 자라면서 난청에 대해,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점들을 발견했습니다. 이제 나는 농인인 것이 부끄럽지 않고, 나 자신을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수화가 지닌 훌륭한 가치를 알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나는 난청인 것이 나의 가장 큰 특징이고 또 감추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그것이 내 작은 일부라고 생각하고, 감추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어쨌건 많이 감추려고는 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나는 난청을 약간 불편한 일로 여기고,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때로는 축복으로도 여깁니다. 원할 때면 언제라도 세상의 소리를 끄고 평화로운 정적 속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남들과 다른 것? 그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부분이 되었습니다. 약간의 창의력과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어떤 ‘다름’도 놀라운 것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들과 다른 것이 우리의 ‘슈퍼 파워’입니다. - 작가의 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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