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생활환경이 좁아지고 허약해지는 나이 많은 남자가 있습니다. 부인은 보건소 입원실에 누워 있고 자신의 건강에도 자꾸만 문제가 생기는 남자. 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존재는 자식과 손자들이지만 그들을 볼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새로운 기술과 관습과 음식들을 이해하기란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사회는 그 남자를 노인, 그리고 일종의 애물단지로 여깁니다. 그는 자신을 여전히 자기 손으로 집을 짓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42세 젊은이로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그는 우리의 아버지와 어머니, 할아버지와 할머니입니다. 그럼프의 깊이는 바로 거기서 나옵니다. 그것이 없었다면 그럼프의 이야기는 짧게 끝났을 것입니다. 까칠한 겉모습 뒤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부드러운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다른 이에게 자신의 기술과 지식을 전달해주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 인생은 헛된 것이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