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결코 덮어버릴 수 없는 실화, 같은 종류의 사람들끼리 작당하여 한 사람의 인생을 천 길 낭떠러지로 내 몬 비극을 생생히 그린 박진감 넘치는 소설입니다. 우리는 이런 혼탁한 사회에서 호흡하고 있고, 국가 최고 기관인 입법, 사법, 행정까지도 진실을 왜곡시키는 병든 사회의 실체를 그린 소설입니다. 문인들의 사회가 이토록 혼탁하니 선비의 펜이 병사의 총, 칼보다 무섭다는 말이 무색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자기 맘에 안 들면, 혹은 상대가 자기의 약점을 알고 있으면 같은 사람끼리 결집하여 공연한 사람을 모략하고 여론몰이로 상대를 죽이는 무서운 사회가 어찌 통탄하지 않겠습니까?
정의가 죽어가고 불의가 성화하는 모순된 사회를 개탄하여 문인들이 먼저 정의사회 구현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하여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편향된 독자들의 시선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인사 가름합니다.
21세기에 접어들어 우리나라 주택 형태가 70% 이상이 아파트 공간이다. 그 공간 안에서 각 가지 사건들이 각양각색으로 펼쳐지고 있다. 아파트라는 작은 공화국 안에서 먹이사슬 때문에 자치권 쟁탈전으로 끝도 없이 사건들이 벌어진다. 국가는 국가법으로 나라를 다스리지만 아파트는 주택법으로 운영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잘못 만들어진 주택법은 현실성을 충족시킬 수가 없다. 법대로 하자니 주민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모순된 법조항들이 많다. 이런 것들 때문에 주민 간에 분쟁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내가 정의의 선봉장에 서서 아파트 일에 발을 적셨다가 빼도 박도 못하고 꼬박 10년이란 세월을 희생하여 다 죽어가는 아파트를 살려놓았더니 그 공을 인정받기는커녕 도둑으로 매도당했던 사건들을 토대로 ‘E아파트 사람들’이란 소설을 만들었다. 이 소설이 널리 읽혀져서 아파트 분쟁이 왜 일어나는가를 많은 독자들이 파악하고 잘못된 주택법이 빨리 개선되어 평화로운 아파트 사회가 되기를 간곡히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