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에도
울고 웃던 나의 유년
세상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초록별을 찾아 헤맨다
망망대해다
현실과
시간의 흐름에 대적해 싸우기 일쑤지만
길은 지워지고 없다
우리의 순수 영혼이 사는 그곳
초록별 마을
여기저기에
통과의례를 치러야 하는 관문이 많다
더듬이만 자란다
녹슨 못에 걸린 붉은 망에서
양파가 자란다
벌써 구불구불 세 뼘이다
하루 천만 개가 버려지고
천만 개가 생산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리나라 마스크
물론 포장재를 제외한 숫자다
필요악인 쓰레기 무덤과 불타는 지구 별
양파의 눈동자와 죽은 별의 부스러기
이들을 기억하며 우주여행을 떠난다
이번 시집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쯤일까
종잡을 수 없는 들먹거림 속에 갇혀 버렸다
목덜미를 당기는 바람의 방향이 아쉽지만
새 우주 비행선이 탄생할 미래를 기약하며
그동안 발표한 작품을 중심으로
이대로 여행 티켓을 예매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