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는 피로 쓴 글만이 글다운 글이라고 했다. 이 시대에 글을 쓰고 말을 한다는 것이 아직까지 나에게는 외침이고 투쟁이다. 또한 마땅히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약삭빠른 처신으로 세상의 탁류 속을 헤엄쳐 오는 이들은 학자가 정치적이면 안 된다, 학자가 흥분하면 안 된다, 학자나 교수 또는 이러저러한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막말은 하면 안 된다 따위의 별난 트집을 다 잡는다. 한마디로 말해 싫다는 것일 게다.
그러나 나는 주장한다. 이 세상에서 정치와 관계없는 구름 위의 '신선놀이'가 어디 있는가? 오히려 정치적으로 주장해서 도적 무리의 행실을 폭로하는 것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학자가 흥분한다고? 불의에 대해 분개하고 정의를 주장하여 소리치는 것이 잘못이라면, 그런 사람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하는 학자인가?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시민 사회는 자유로운 경쟁과 거래를 보장하고 있지만, 법 제도를 악용해 사회적 약자에게 해를 끼치며 이득을 보는 교활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우리의 할 일은 인권에 대하여 알고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바로 인권수첩은 이에 작은 도움을 줄 지침서의 구실을 해 낼 것입니다.
나는 법제의 민주화의 문제로써 법률이 소수자의 독점물이 되는 것을 막고 모든 사람에게 자유와 정의에로의 길을 여는 것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한글쓰기를 통한 말글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한글쓰기 문제의식은 바로 여기에 있다. 언어학자가 아니면서 이러한 책을 쓴 본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