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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노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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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모든 색깔의 어머니>

놀리면 허허 웃고 마는 사람

시를 써서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시 때문에 취직도 못 하고 시 때문에 가난하고 시 때문에 평범하지 못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시 때문에 나는 별나고 시 때문에 소심하고, 시 때문에 앓는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 때문에 밥을 먹고, 시 때문에 평범하고, 시 때문에 건강합니다. 나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가려 했던 그 시의 이면에 유일하게 나를 안아주는 손이 있습니다. 시는 모든 것이 떠나간 자리에 나를 향해 앉아 점점 환해지고 있습니다. 아주 먼 옛날에 시와 음악과 극과 춤은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때때로 연극을 보면서, 시를 읽고 춤을 보면서 시를 읽고 음악을 들어도 시를 읽습니다. 예술 안에 다른 분자로 흩어져 있는 시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극을 노크하는 작업은 그리 어색하거나 어렵지 않았습니다.

놀리면 허허 웃고 마는 사람

청소년기에 친구들에게 “나는 일생에 시집 한 권은 낼 거야!” 라고 이야기 하곤 했다. 말이 씨가 되니 입조심 하라는 말이 있는데, 역설하면 장래의 꿈은 말로 자꾸 되풀이 하라는 말이 아닌가 싶다. 그 말이 씨가 되어 첫 시집을 내는데 어언 40년이 걸렸다. 삶이 무엇인지, 가슴에 뜨거운 멍울 하나 키우다 삭히다 한 세월이다. 첫 시집을 발간하려니 부족하다는 생각이 앞서지만 이렇게라도 시작하는 것은 먼저 매를 맞고 발전하자는 마음의 결정이다.

모든 색깔의 어머니

나는 어디로 가는 줄인지 모른 채 서 있고, 어떤 색깔로 변하고 있는지 모른 채 잠을 청한다. 자고 일어나면 피어나는 색깔들. 알 수 없는 곳에서 들려오는 말씀에 이끌려 은밀한 곳으로 갔다. 내가 아닌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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