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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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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최영미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1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시인

기타:서울대 서양사학과, 홍익대 미술사학과 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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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나에게 영혼을 준 건 세 번째 사랑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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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여행은 짧은 시간에 우리를 성숙시키고, 또한 파괴시키기도 한다. 지루하더라도 내가 하루하루 일상을 견디듯이, 힘들더라도 나는 모험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지금, 살아 있다는 것처럼 치사하고 고귀하며 흥미로운 우연을 나는 모르므로.

나에게 영혼을 준 건 세 번째 사랑이었지

“늙은 시인이 되어 배반과 쓰라림을 경험한 뒤에 다시 시를 읽습니다.” 세속의 먼지를 흡입하며 하루하루를 견디는 현대인이 더 위대해 보이는 오후, 늙은 시인이 되어 배반과 쓰라림을 경험한 뒤에 다시 시를 읽습니다. 그냥 별생각 없이 별 기대 없이 시집을 넘기다 별안간 눈이 번쩍 뜨이고 가슴이 서늘해지며, 바깥세상들이 내 시야에서 지워지고 시간이 멈추는 기적. 위대한 자연을 보면 우리의 근심 걱정이 사라지듯이, 좋은 시는 우리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 인생의 슬픔을 잠시 내려두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시

“취미 삼아 삼킨 문장들이 삼십여 년이 지나서도 지워지지 않아, 가끔 노래를 뽑듯 시를 낭송한다. 인간의 입에서, 인간의 몸에서 육화되어 나오는 그건 한 편의 노래이다. 시는 문명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예술형식이며, 인생의 가장 짧고도 절묘한 표현이다. 여러 삶을 살 수는 없지만 여러 시를 읽을 수는 있다.”

도착하지 않은 삶

내 가슴속에 남은 불씨들을 지펴, 혹은 서늘한 얼음덩이를 녹여 문자로 복원하며 나는 다시 시인이 되었다.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를 투명함에 대한 나의 열정을 확인하며. 애매모호한 정확함, 그게 詩이며 문학이 아니던가. 정확한 문장이 아름답다고, 옳은 문장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고 나는 아직도 믿는다.

시를 읽는 오후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었다면, 글이 좋아서가 아니라 아마도 시의 힘 덕분일 게다. 시는 가장 짧은 문자 예술. 우리의 가슴속 허전한 곳을 건드리는 노래. 가볍게 날아다니다가도 심오하게 파고드는 이야기다. 좋은 시를 알아보는 눈이 늘어나기를 빌며 인사를 마치련다. 시를 읽으며 이 지루하고 시시한 인생을 건너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좋겠다. 시를 읽는 오후, 당신은 이미 아름답다.

아무도 하지 못한 말

그래도 봄은 온다 폐허에도 꽃은 핀다 시로는 못 담은 말, 소설로도 다 못 한 이야기를 담는 그릇이 산문(散文)이다. 흩어진 문장. 마구마구 흩어진 문장들. 세상과 넓게 소통하고 크게 부딪쳤던 내 삶의 궤적이 여기에 있다. 저 이렇게 살았어요, 이게 나라고 들이대려니 조금 민망하다. 나의 가장 밑바닥, 뜨거운 분노와 슬픔, 출렁이던 기쁨의 순간들을 기록한…… 시시하고 소소하나 무언 가를 만들어냈던 시대의 일기로 읽히기 바란다.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1993년 '등단 소감'에서부터 2009년 9월에 쓴 미발표 원고 '내가 젊어 보인다고?'에 이르기까지,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전환기의 대한민국에서 살았던 어느 개인의 일상의 기록으로 읽기를 바라며 책의 제목을 달았다. 자본과 기술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사랑하며, 때로 유유자적 순간을 즐겼던 생활인의 초상이 누군가의 하루를 즐겁게 해주기를…… 당신에게 내 목소리가 들린다면, 단어 하나에 목숨을 걸고 홀로 아팠던 손목이 덜 허망하리라.

이미 뜨거운 것들

살수록 알수록 시집 후기를 쓰기가 어려워진다. 뭔가 덧붙인다는 구차함. 다 털어놓는 민망함이여. 시로 나를 털고 털어, 사방에서 부수고 일그러뜨려 어디까지가 진정한 나인지? 어디서부터 속였는지? 내가 그걸 정말 느꼈는지? 마음의 조각들을 다시 붙여, 멀리서 바라본다. 말과 말 사이, 빈틈없는 것들은 빛나고 아닌 것들은 시들시들 주름을 감출 수 없다. 감추지 않으련다. 시를 청탁한 잡지사의 편집자들, 내 시를 가슴으로 읽은 사람들, 원고 정리를 도와준 친구들, 미국의 전승희 선생님을 기억하며, 귀한 발문을 주신 방민호 선생님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추천의 글을 얹어 주신 황인숙 시인에게 고마움을 보내며 사진을 찍고 표지를 만든 분들, 함께 작업한 실천문학 식구들과 새 책을 내는 기쁨을 나누고 싶다. 이미 슬픈 사람들, 이미 아픈 사람들, 이미 뜨거운 것들과 말을 섞으려 나는 또 떠나련다. -2013년 봄, 최영미

화가의 우연한 시선

지난 2년간 월간 「노블레스」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책으로 엮으며 과거의 오류를 바로잡고 적어도 의식적으로는 제 자신을 속이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서양미술에 대해 독자들에게 많은 정보를 주기보다는 제가 받았던 감동을 가까운 벗들과 공유하고픈 열망으로 글을 썼지요. 글을 쓰고 다듬는 작업보다 힘들었던 건 도판을 선정하는 일이었지요. 서양미술이라는 거대한 바다에 몸을 담근 이래 저를 스쳐간 파도 중 깊은 흔적을 남겼으면서도 한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작품들을 고르고 고랐습니다. 걸작은 아니지만 '제니의 초상'을 포함시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화가의 우연한 시선>이 여러분과 저의 우연한 시선이 만나는 징검다리가 되기를 꿈꾸며, 오래 짊어진 숙제를 이제야 내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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