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가을 어느 날, 정신이 성치 못한 아버지를 병원으로 모셨다. 그는 원망의 외침 몇 마디를 남기고 결박당한 채 속절없이 끌려갔다. 그 밤 나는 통곡했다.
그 뒤 뿌리 없는 식물처럼 말라가는 아버지를 보고 올 때마다 시를 썼다. 그를 최후까지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그를 바라보는 내 가슴속 연민의 뜨거움이 함께 끓어올랐다.
이번에 묶는 시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아버지 인생의 마지막을 바라보던 내 5년간의 기록이다. 한 달 전 아버지는 내 손을 잡고 그 긴 고행을 마쳤다. 엷은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누구보다 평안했다.
이 부끄러운 기록을 아버지 영전에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