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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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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호밀의 노래>

숲 거울

어려서부터 나무와 풀을 좋아한 나는 오래전부터 작고 작은 숲 하나 낳아 길렀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그 숲이 오히려 나를 기르기 시작했다. 숲은 나에게 때로는 어머니, 스승, 친구, 애인, 자식이 되어주기도 하고 나와 세계를 환히 비추어주기도 한다. 사랑만으로 세계를 통일한 숲이 나에게 걸어온 말은,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를 향한 끝없는 사랑의 고백이며, 지구 구석구석에 평화를 간구하는 기도다. 숲은 날로 자신의 몸이 파괴되고 지구 환경이 피폐해지는 현실을 탄식하고 걱정한다. 숲의 모든 길은 세상을 향하고 있다. 숲은 상처받은 세계를, 모든 생명을, 끌어안아주고 싶어 항상 두 팔을 활짝 열고 있다. 숲의 눈빛 마음 말은 내게로 와 시가 되었다. 시선집들을 뺀 열한 번째 시집을 묶는다.

씨앗의 노래

애틋한 마음으로 열두 번째 시집을 묶는다. 진실, 생명, 평화, 사랑의 말들을 찾아 헤매는 말의 순례자, 시인으로 사는 길은 나의 자부심이고 기쁨이지만 아직도 길은 멀고 아득하기만 하다. 뜰, 밭, 숲에서 씨앗을 주워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가만히 들여다본다. 두 손으로 공손히 감싸고 가슴에 품어보다 귀를 대본다. 설렌다. 가슴이 뛰고 벅차오른다. 씨앗은 소리 없이 희망의 말들을 속삭인다. 씨앗은 현재, 과거, 미래의 통합이다. 씨앗은 꿈 덩어리다. 흙에 떨어져 물을 먹고 뿌리를 내리며 싹터 풀이 되고 나무가 되어 비, 바람, 햇빛과 사랑을 나누며 꽃이 피고 열매나 씨를 맺는다. 이처럼 끝없는 순환으로 영원히 산과 들을 푸르게 하는 것이 식물뿐이랴. 동물이나 사람에게도 죽음을 뛰어넘어 거듭 새 세상을 끌어오는 영원한 생명의 빛인 씨앗의 노래가 있다. 내 시집이 씨앗의 노래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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