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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희영

최근작
2024년 10월 <고요>

고요

시를 쓴다는 것은 몸과 마음을 수련하는 힘든 일임을, 시를 쓰기 시작한 지 10년, 시집 출간 10권쯤 되어서야 겨우 깨달은 듯싶습니다 시의 주제가 나와 꼭 한 몸으로 일체가 되어 몸속에 같은 피가 흐를 때까지 수행하고, 기도 해야되는 것 임을 깨달았습니다 마음의 수행이 힘들다 하여 어찌 중도에 그만둘 수 있겠습니까 목숨이 붙어 있을 때까지 닦고, 또 닦아야 할 내 삶의 큰 업보임을 통감합니다.

눈부처

가을은 무언가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부족한 감성으로 읽어 줄 상대가 없어도 편지를 쓰고 싶어지는 계절인가 봅니다. 글쟁이들 또한 가을에 쓰는 글들은 외로운 감성으로 붉게 물들어 가기도 합니다. 詩, 詩는 읽어 줄 상대가 많으니, 세상에 나 혼자뿐이라는 고독감에서는 벗어날 수가 있어서 좋습니다. 그러나 세상 모두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조심성이 요구되고 부끄럼이 선행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서평을 써 주시겠다는 문단의 석학, 신익선 박사님 댁을 단걸음에 달려가 원고를 드린 나의 용기는 어디서 나온 것인지? 회초리 맞을 것을 각오하고 떨리는 가슴으로 테이블 위에 원고 파일을 꺼내놓자, 쭈욱 한 번 훑어보시고, 詩 몇 수 들춰내어 잘 썼다고 하셨는데, 아마도 출판을 코앞에 두었으니 시간적 여유가 없어 그러신 것으로 알고 있지만, 후유! 하는 안도의 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시집을 내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서평을 청탁 드릴 때 맨 처음 부끄러움이 오고, 시집을 지인들께 직접 넘겨 드릴 때, 두 번째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그러나 그 부끄럼이 부끄럼으로만 생각되지 않기 때문에 또다시 도전할 힘을 얻어 가을의 외로움을 달래어 가나 봅니다. 어쩌면 이런 사유가 있어서 저에게 가을은 행복한 계절이 되곤 하는가 봅니다. 2023년 10월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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