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고향땅, 일본으로 건너간 뒤 죽을 때까지 돌아올 수 없었던 고향. 이는 평생의 그리움을 가슴에 묻어둔 채로 일본 땅에서 살아간 재일 1세들의 통한의 삶으로 번진다. 그것은 2세, 3세…에게로 전해진다. 저자에게로 스며들어온 그 흔적은 다시 제주로, 한국전쟁으로, 4·3으로, 강정으로 번져간다. 따라서 제주도를 살아가는 일은 지금 여기에 발을 디딘 채로 끊임없이 과거와 마주해야하는 고통을 동반한다. 그럼에도 여기, 그 이야기가 있다. 역사의 광풍에 휘말려 들어가 그 불길 속에 휩싸여 새카맣게 타들어간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으로, 무명의 혼으로. 그들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