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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정도상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0년, 대한민국 경상남도 함양 마천 (염소자리)

직업:소설가

최근작
2023년 3월 <붉은 유채꽃>

[큰글자도서] 은행나무 소년 1

생각해보면 천사마을 사람들은 재개발조합이나 용역, 그리고 경찰과 싸운 게 아니었다. 함께 마을을 이루었던 인간관계와 싸우고, 밀려오는 두려움과 싸우고, 보잘것없는 전재산과, 생의 밑바닥과 외로움과 싸웠다. 온갖 애증과 무너지려는 꿈과 격투했고 끝내 패배했다. 하지만 그 격투를 통해 그들은 존엄성을 지켜냈다. 존엄성이 전제된 패배는 패배가 아니다. 세상이 패배의 끝없는 반복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패배를 통해 조금씩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 패배 속에서 소년은 자란다.

[큰글자도서] 은행나무 소년 2

생각해보면 천사마을 사람들은 재개발조합이나 용역, 그리고 경찰과 싸운 게 아니었다. 함께 마을을 이루었던 인간관계와 싸우고, 밀려오는 두려움과 싸우고, 보잘것없는 전재산과, 생의 밑바닥과 외로움과 싸웠다. 온갖 애증과 무너지려는 꿈과 격투했고 끝내 패배했다. 하지만 그 격투를 통해 그들은 존엄성을 지켜냈다. 존엄성이 전제된 패배는 패배가 아니다. 세상이 패배의 끝없는 반복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패배를 통해 조금씩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 패배 속에서 소년은 자란다.

누망

작가로서 이 땅의 삶에 대해 늘 고민하면서 살았습니다. 시대의 유행을 허겁지겁 뒤쫓아가지 않은 까닭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다시 내 앞의 길을 응시합니다. 아마도 비단길은 아니겠지요. 방금 전까지도 그랬던 것처럼 찬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눈이 오고, 폭염이 쏟아지고, 안개가 자욱한 길이겠지만 망설이지 않고 발을 올려놓고자 합니다. 길을 아는 사람보다 길을 걷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늘 다짐했었습니다. 앞으로 길이 어떻게 변할지 나는 모릅니다. 그게 무슨 상관인가요. 길을 미리 알고 걸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 세상의 그 어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의 처음과 끝을 온전히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고개를 들어 앞을 보면 내가 가야 할 길에는 안개가 첩첩합니다.

마음오를꽃

내게도 지옥을 건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을 겪어내지 못했다면 이 소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OECD 국가 중에서 청소년 자살률 1위의 기록은 통계가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입니다. 그 현실의 불행을 직접 겪어낸 사람으로서 청소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현실을 차마 두고 볼 수가 없어, 절박한 마음으로 이 소설을 쓰게 되었습니다. 『티벳 사자의 서』와 제주도 설화 「원천강」, 「서천꽃밭」 그리고 「바리데기」 설화가 이 소설의 기본 얼개입니다. 아시아의 민속문화에 기반한 얼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오구씻김굿, 천도재 등도 등장하는데 이것은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소설적 장치입니다. 소설을 더욱더 풍부하게 끌고 가려는 장치인 것이죠. 나는 이 소설을 종교적 신념이나 특정 종교의 세계를 드러내기 위해 쓰지 않았습니다. 소설은 그냥 소설입니다. 나는 이 소설을 삶의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과 깊은 대화를 하기 위해 썼습니다. 이 소설은 내게 있어 한판의 씻김굿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청소년들의 혼란과 불안, 교육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또한 큰 위로가 되지도 않습니다. 다만 찬찬히 읽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문장과 문장을 이어왔습니다. 그리하여 청소년들 스스로 어떤 질문을 쏟아내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어른들이 쉽게 답하지 못하는 본질적인 질문, 금지된 질문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질문이 있어야 대화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 소설이 대화를 위한 문(門)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 여러분을 비롯한 독자와 작가와의 대화를 위해, 내가 먼저 문을 열겠습니다.

붉은 유채꽃

1948년에 있었던 제주도 이야기는 지금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아직도 지구의 어딘가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여러분들도 이라크 전쟁에 대해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나는 이 세상의 모든 봄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세상의 모든 전쟁을 반대합니다. 전쟁은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약한 사람들, 즉 어린이와 여자들을 맨 먼저 불행의 골짜기로 밀어 넣기 때문이지요. 사랑하며 사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양보하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친구를 위해 동생이나 형 혹은 누나를 위해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양보하는 그 마음이 없으면 사랑의 나무는 영원히 자라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은 평화입니다. 언제나 그 생각을 하면서 오늘 하루도 사랑하며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붉은 유채꽃

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렇게 동화책으로 여러분과 인사하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아주 오랜만에 어린이 여러분과 인사를 나누게 되니, 조금은 쑥스럽기도 하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꿈을 꾸며 살기를 늘 소망하고 있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가는 관광지로 제주도가 있습니다. 특히 봄에 제주도에 가면 섬 곳곳에 노란 유채꽃이 만발해 있는 것을 볼 수 있지요. 꽃밭 한가운데로 들어가 예쁘고 멋진 모습으로 사진을 찍은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제주도는 어디를 가더라도 풍광이 참 아름다운 섬입니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풍경의 뒤안길에는 역사의 슬픔이 오롯이 새겨져 있습니다. 특히 1948년 4월 3일부터 시작된 역사는 비극과 슬픔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그 역사를 우리는 제주 4·3 사건이라고 부릅니다. 당시 제주에 살고 있던 많은 사람이 서북청년단과 군경에 의해 희생당했습니다. 그 슬픈 이야기들이 아직도 제주에는 많이 남아 있는 것이고요. 『붉은 유채꽃』 바로 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동화입니다. 유채꽃은 원래 노란색입니다. 노란색이 붉게 변한 것은 제주 사람들이 흘린 피가 유채꽃을 물들였기 때문입니다. 4·3 사건으로 일만 오천 명가량의 제주 사람들이 희생당했습니다. 무서워서 신고하지 않은 희생자까지 합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지금도 제주도에는 같은 날에 제사를 지내는 마을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붉은 유채꽃』이 세상에 나온 지 19년이 되었습니다. 2000년에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4·3특별법)>이 제정되었지요. 하지만 진상규명도 어려웠고 제주 사람들의 명예회복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21년에 전면적으로 법이 개정되었습니다. 법이 제정되고 다시 개정되기까지 무려 22년이나 걸린 셈이지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비록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번에 노란상상 출판사에서 발간되는 『붉은 유채꽃』은 개정판입니다. 그림도 새로 그렸고요. 그 과정에 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함께 일하신 모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어린이가 전쟁과 폭력의 피해를 입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소망합니다.

실상사

긴 여행을, 아니 긴 모험을 떠나고 싶다. 허벅지며 가슴에 거머리가 달라붙어 피를 빨아대는 것도 모르고 늪에서 허우적거리다가, 황량한 초원으로 나와 또다시 마냥 걷고 방황하다가, 문득 더러워진 옷을 벗으면 그 속에서 마른 거머리가 몇 마리 툭 튀어나올 만큼의 모험에 육체를 몽땅 던져넣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겨울 하얼빈이나 북간도에서 영하 사십 도의 혹한을 퉁퉁하게 살이 찐 이 육체에 생생하게 기록할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요즘엔 그런 상상에 빠져 있다. 내 영혼은 이제 바닥을 드러냈다. 마음을 담아내는 글 한 줄 쓰기가 너무 어렵고 힘들어 자주 막막해지곤 했다. 산다는 게 참 치사하다. 지금 욕망의 의지가 나를 끌고 가고 있다. 아울러 허위의 의지가 나를 끌고 가고 있다. 욕망과 허위의 의상을 벗겨내면 나는 허연 비곗덩어리에 불과하다. 이것이 본질이다. 그래서 슬펐다.

열애 -상

항쟁의 열흘을 사랑으로, 그 후의 세월을 이별로 설정한 이 소설은 그러나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특히 상실감에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내면을 그리고자 애썼지만 뜻대로 되었는지 모르겠다. 지금도 나는 시간을 생각한다. 내 앞의 시간은 어떻게 쌓일 것이며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시간이란…… 삶의 계단을 규칙적으로 기어 올라가는 생의 시계바늘이 엮어내는 풍경만은 아닐 것이다.

열애 -하

항쟁의 열흘을 사랑으로, 그 후의 세월을 이별로 설정한 이 소설은 그러나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특히 상실감에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내면을 그리고자 애썼지만 뜻대로 되었는지 모르겠다. 지금도 나는 시간을 생각한다. 내 앞의 시간은 어떻게 쌓일 것이며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시간이란…… 삶의 계단을 규칙적으로 기어 올라가는 생의 시계바늘이 엮어내는 풍경만은 아닐 것이다.

은행나무 소년

생각해보면 천사마을 사람들은 재개발조합이나 용역, 그리고 경찰과 싸운 게 아니었다. 함께 마을을 이루었던 인간관계와 싸우고, 밀려오는 두려움과 싸우고, 보잘것없는 전재산과, 생의 밑바닥과 외로움과 싸웠다. 온갖 애증과 무너지려는 꿈과 격투했고 끝내 패배했다. 하지만 그 격투를 통해 그들은 존엄성을 지켜냈다. 존엄성이 전제된 패배는 패배가 아니다. 세상이 패배의 끝없는 반복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패배를 통해 조금씩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 패배 속에서 소년은 자란다. - 작가의 말

찔레꽃

션양에서 두만강을 건너온 처녀를 우연히 만난 후, 스스로 금기로 여겼던 유랑의 이야기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남북 민간교류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상황 때문에 쓸 수 없었던 이야기였다.하지만 다른 작가들은 이 문제에 관심이 많지 않았고, 더이상 미룰 수가 없다고 판단하기에 이르렀다. 국경을 넘어 중국에서 유랑하는 사람들을 '탈북자'로 만들어 한국으로 '기회입국'시키며 영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뻔뻔스럽게도 '북한인권' 운운하는 것을 보면서 절망했고 그 때문에 이 작업이 긴급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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