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땐 심심해서 방 안을 몇 시간씩 빙빙 돌아다니곤 했어요.
그러다 꼬리도 없고 머리도 없는 이야기들을 지어내면서 시간을 보냈죠.
미술학교에 들어가면서 전 그 이야기들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나무, 달리는 말, 갈매기들, 정원에 있는 불독, 소시지, 소파, 파리들, 머리 위를 걷는 사람들,
날아다니는 여자들 그리고 악어 입안에 있는 아이들을요.
지금도 아이들에게 즐겁고 희한한 이야기들을 들려줘요. 이상한 이야기들이 사실처럼 벌어지고,
못생기거나 힘이 세지 않은 주인공들이라도 얼마든지 우리를 웃게 해 주는 그런 이야기들이오.
전 언제나 딴생각에 빠져 있어요. 이 작품도 그렇게 시작되었답니다.
“이 책에 대한 아이디어는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악어》를 읽고 바로 떠올랐어요. 《악어》는 산 채로 악어에게 잡아먹힌 한 남자가 악어 배 속에서 겪는 사건을 다룬 이야기예요. ‘잡아먹힌다’는 내용은 아동 문학에서 대단히 고전적인 주제이고, 저는 여자아이를 주인공으로 저만의 주제를 담아 이야기를 선보이고 싶었답니다. 오딜은 하기 싫은 일을 매일매일 억지로 해야 했지만, 악어 배 속에 들어간 뒤에는 그런 일들을 안 해도 되니 그곳에서 아주 잘 지내게 되지요. 어린이 여러분이 바로 책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자유롭게 이 이야기를 읽어 나가기를 바랐습니다. 오딜이라는 인물이 호기심과 상상력을 발휘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말이지요. 이 책을 처음 기획하던 무렵, 두 살이었던 제 딸이 ‘크로크오딜’을 ‘오딜’이라고 불러서 저는 더욱 확신을 갖고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