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챈티드는 자신이 “빨리 성장하고, 그를 열렬히 사랑하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노래할 수 있기만을 바랐”으나 “어른들의 세상이 나를 널빤지 아래로 떠밀어 악어들의 먹잇감으로 만들었다”라고 말한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나의 취약했던 시기가 떠올랐다.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슴이 떨리면서도 현실적 한계를 느끼고 좌절하던, 이제는 다 큰 것 같은데 많은 것이 혼란스러워 갈팡질팡하던, 내 눈에는 한없이 어른으로만 보이던 이들의 관심과 애정이 고맙던 때. 취약한 것은 잘못이 아니며, 취약한 사람도 강인할 수 있고, 어린 소녀들이 이 시기를 안전하게 건너갈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은 어른의 책임이다. 《그로운》은 이야기가 가진 힘을 통해 이 사실을 마음 깊이 받아들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