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바라보면 세상은 더 넓어집니다.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고 들어 주는 사람도 없던 시간들이었지만, 유성호 교수님은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고단하고 순전했던 젊은 날을 고통스럽게 통과해 온 영혼이라고. 하지만 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연속성, 현재 진행형이라고. 그러나 김영제 스승님에게는 말씀드렸습니다.
때 묻은 얼굴과 구겨져야 했다고.
제가 글을 쓰기 시작했던 계기는 명상 수행 때문이 아닙니다.
견딜 수 없는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늘 분투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저의 “시”는 종이에 그려지는 바탕색과 같다고 동료
(문협 회원)가 말했던 적이 있는데
이는 매우 정확한 지적입니다.
다만 있는 그대로 문제점 있는 그대로 표출할 수밖에 없는 어떤 시인이라도 우리는 상호작용을 합니다.
생각이나 감정은 행동하는 것이 아니고 공존해야 하지만, 고통을 병리적이라고 보지 않는 사람도 우리는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을 뿐임을 독자님들께서 이해하시기를 소망합니다.
이번 네 번째 시집을 출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유성호 교수님과 천년의시작 박은정 편집장님 그리고 모든 직원 분께 감사 말씀드립니다.
2021년 9월
캐나다에서 김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