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건져 올리는 실팍한 두레박으로……!
진정 내가 바라는 것은 좋은 글을 쓰는 데에 있다.
내 글을 읽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은 개인적인 불행에 그치지만 읽어줄 사람은 있는데
좋은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은 만천하에 내가 재주 없음을 알리는 치욕이다.
우선 치우침이 없는 안목으로 세상을 반듯하게 바라보고 뒤틀림이 없는 이치로
그 실체를 풀어갈 지혜가 있는지를 반문(反問)해 본다.
나는 수필의 순수성을 바탕으로 시적인 감수성이 담긴 ‘시적(詩的)인 수필’,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 ‘소설적(小說的)인 수필’을 써볼 작정이다.
일부러 말을 만들고 뜻을 어렵게 하지 않을 것이며 수사(修辭)의 숲에 갇혀
미문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지 않을 것이다. 정직하게 쓸 작정이다.
그리하여 나의 수필이 외로울 때, 쓸쓸할 때, 혹은 우리의 생이 너무 막막하고
덧없어 보일 때, 우리를 절망에서 건져 올리는 실팍한 두레박이었으면 한다.
- '여는 글'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