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말을 불러내고 말을 따라가는 사람이다
말과 말이 서로를 알게 다리를 놓아주고
말과 말이 다정하게 굴러갈 수 있도록 깨끗한 자리를 깔아준다
다시 말해, 시인은 말과 말의 뚜쟁이다
시인은
겉치레 같은 말을 가리고 골라
말의 속멋이 더 잘 드러나도록 말과 말의 옷을 잘 입혀준다
사람의 멋은 속멋에 있는 것처럼 말의 속멋을 잘 돋워주는
다시 말해, 시인은 프로 스타일리스트다
이 책은 매화와 말의 속멋을 이어주는 매화의 일기이다.
2019년 매화는 흐드러지고 봄은 무르익을 무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