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은 고난을 변장하여 우리를 찾아온다
이 책을 펼쳐든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길을 걷다 옷깃을 스치는 인연처럼 무수히 많은 만남이 있지만, 이렇게 독자와 저자의 관계로 만났다는 것은 보통 인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영국의 전 수상 윈스턴 처칠이 남긴 유명한 명언으로 이야기의 문을 열어볼까 합니다.
“Kites rise highest against the wind, not with it.”
해석하면 “연은 바람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거스르면서 가장 높게 난다.”라는 뜻입니다. 바람은 우리 인생에 수시로 찾아오는 고난과 역경을, 거스른다는 의미는 고난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않고 이겨내는 것을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고난이 찾아오면 불평하거나 낙담합니다. 때로는 삶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관점을 달리해 보면 고난과 역경은 우리들을 매순간 나태해지지 않고 정신 차릴 수 있게 해줍니다. 삶과 일에 대한 집중력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멀리, 그리고 더 높이 날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됩니다. 그래서 온실 안의 화초가 아닌 야생초 같은 강인한 생명력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고난이 즐거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고난이 찾아올 때마다 좌절하거나 불평한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자기 앞에 놓인 문제를 한 번은 뛰어넘어야 성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난을 극복하면 한층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 신체적 장애라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어 낸 주인공이 있습니다.
197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종아리뼈가 없이 태어난 여자아이는 한 살 때 무릎 아래를 절단하고 의족을 착용하였습니다. 의사는 그녀가 “절대 걸을 수도 없고 운동도 못하며,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고난과 장애를 극복하고 육상선수, 패션모델과 영화배우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상인보다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는 그녀는 바로 ‘에이미 멀린스’입니다.
1996년 애틀랜타 장애인 올림픽 육상부문 세계신기록 수립
1999년 Giverchy 수석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 패션쇼 모델 선정
2002년 영화배우로 〈크리매스터3〉 출연
2011년 피플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에 선정
육상선수에게 건강한 두 다리가 없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여러분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기적을 우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육상선수가 되겠다는 꿈과 희망을 가슴에 품었던 그녀는 두 개의 의족으로 땅을 딛고 일어선 순간부터 더 이상 장애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절망과 고난에 처한 사람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어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꿈꾸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어떻게 하면 장애와 역경을 극복할 수 있었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역경은 삶을 유지하기 위해 피하거나 부정하거나 넘어서야 하는 장애물이 아닙니다. 역경이야말로 우리의 자아와 능력을 일깨우고 우리 자신에게 선물을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 진짜 장애는 억눌린 마음입니다. 억눌려서 아무런 희망도 없는 마음이요. 결함으로 여겨지는 것들과 우리의 위대한 창조적 능력은 동반자 관계에 있습니다. 역경을 부정하고 피하고 숨기는 데 공을 들이기보다 그 안에 감춰진 기회를 찾는 데 공을 들이세요.”
저 역시 평범한 삶 속에서 가슴 아픈 청춘의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그때마다 수없이 되뇌던 다짐이 있습니다.
고난은 내 곁에 항상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스쳐지나갈 뿐이다.
고난이란 시험을 통해 나는 담대한 믿음을 갖게 되고 더 강해질 것이다.
고난은 훗날 나의 영광을 더 빛나게 해 줄 것이다.
20대 대부분의 시간은 숨이 막힐 만큼 고통스러웠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와 이별을 하고, 절망 가운데 실패를 경험하고 가난과 맞서 싸워야 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만은 꼭 붙들고 놓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고난 가운데 기회가 숨어있다’는 믿음입니다.
만약 지금 이 순간 고난과 역경 가운데 힘들어하는 분이 있다면 이 글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와 새 힘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친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해 봅니다.
자, 그러면 이제 제가 풀어놓는 이야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볼까요.
2015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