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년 전 어느 날이었어요. 호주에서 커다란 산불이 나 우리나라 크기의 숲을 태웠어요. (…)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폐허가 된 시커먼 숲을 지나가게 되었어요. 시커멓게 타 버린 재 속에서 뾰족이 솟아오르는 게 있었어요. 다가가니 유칼리나무의 연두색 새순이지 뭐예요. 그 순간 나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어요. 우울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기쁨이 넘쳐났어요. 집으로 돌아온 나는 단숨에 코알라 이야기를 써 내려갔지요. 누군가의 죽음에 그렇게 슬퍼한 적은 처음이었어요. 그것도 동물의 죽음에 말이에요. 글을 쓰다 보니 문득 죽음은 희망의 예고편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어린이 여러분 중에는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을 잃거나, 혹은 동물친구를 잃은 적이 있는 어린이도 있을 거예요. 만약 그렇다면 이제 슬픔은 잠시 접어 두세요. 이 책 속의 주인공처럼 씩씩하게 도전해 보는 거예요. 희망을 찾아서 말이죠. - 「작가후기」에서
시드니 스트라스필드 광장에 설치하려던 소녀상이 시드니 일본 영사관의 반대로 무산되고 시드니 에쉬필드 교회의 빌 크루즈 목사님의 배려로 그 교회 마당에 안치되었어요. 바람이 불고 스산한 날, 교회에서 ‘소녀상 설치 기념 바자회’가 열렸답니다. 그곳에 참여한 저는 아픈 가슴으로 용맹스런 순희 언니를 『캥거루 소녀』에 담아내기 시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