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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이성부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42년, 대한민국 전라남도 광주 (물병자리)

사망:2012년

직업:시인

기타:경희대학교 국문학 학사

최근작
2024년 1월 <매일, 시 한 잔>

우리 앞이 모두 길이다

오래전에 발표했던 시들을 백지 위에 새로 베껴 써보는 느낌이 새롭다. 십대, 이십대 시절 좋아하는 시를 깨알 같은 글씨로 써서, 누구에겐가 편지로 부치던 일이 떠오른다. 무겁고 긴 숨결의 작품들보다는 되도록 가볍고 짧은 시들로 이 시선집을 꾸민다. 요즘에는 이것들이 마음에 든다. 1960년대 초에서 90년대 말까지 대략 40년 가까운 발표작 가운데서 뽑아, 발표 연대순으로 실었다. 이제부터 다시 소년으로 돌아가 시를 써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우리 앞이 모두 길이다

오래 전에 발표했던 시들을 백지 위에 새로 베껴 써보는 느낌이 새롭다. 십대 이십대 시절 좋아하는 시를 깨알같은 글씨로 써서, 누구에겐가 편지로 부치던 일이 떠오른다. 무겁고 긴 숨결의 작품들보다는 되도록 가볍고 짧은 시들로 이 시선집을 꾸민다. 요즘에는 이 것들이 마음에 든다. 천구백유십년 초에서 구십년대 말까지 대략 사십 년 가까운 발표작 가운데서 뽑아, 발표 연대순으로 실었다. 이제부터 다시 소년으로 돌아가시를 써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

나는 산을 오를 때 '왜 내가 산에 오르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지 않는다. 내가 시를 쓸 때마다 '왜 쓰는가'라고 묻지 않는 것과 같다. 하루이틀간의 구간종주 산행을 마칠 때마다, 다음 차례에 올라야 할 건너편 산줄기를 바라본다. 몸은 지칠 대로 지쳤어도 마음은 이미 앞에 가로막힌 봉우리를 오르고 있다. 내 그리움이 더 가고 싶어 안절부절못한다. 진부령에서 남한 쪽 백두대간 종주를 마쳤을 때에도 그랬다. 아무렇지도 않게 버티고 있는 군부대의 철조망 너머로, 내 마음은 산길을 따라 향로봉과 금강산으로 마구 내달리기만 했다. 북한 쪽 백두대간은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밟아볼 수 있을지 아직도 불투명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반드시 통일이 성취되고, 백두산까지 산길이 트일 날도 머지 않으리라는 사실이다. 그날을 앞당겨야 한다는 꿈이 나에게 항상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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