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그 유명한 우화 호접몽은 다들 알고 있으리라. 장자 자신이 나비가 되는 꿈을 꾼다지만, 오히려 나비 자신이 장자가 되는 꿈을 꾼 것은 아닐까? 이 소설에서도 마찬가지다. 오주 공작 자신이 시드롤랭이 되는 꿈을 꾸는 걸까, 아니면 시드롤랭 자신이 오주 공작이 되는 꿈을 꾸는 걸까?
175년 간격으로 역사를 가로지르며 등장하는 오주 공작을 따라가보자. 오주 공작은 1264년에 성 루이대왕과 만난다. 1439년에는 대포를 몇 문 구입하고, 1614년에는 연금술사 한 명을 발굴하며, 1789년에는 페리고르지역의 동굴에 들어가서 희한한 활동에 몰두한다. 그러다가 1964년에, 그의 꿈에 나타나 강가에 묶어둔 짐배를 거처로 사용하면서 전적인 무위의 생활을 영위하는 모습을 보여주던 시드롤랭을 드디어 만난다. 시드롤랭으로 말하자면, 그는, 꿈을 꾼다…… 그의 유일한 소일거리는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욕설로 더럽혀놓는 정원 울타리를 다시 칠하는 작업인 듯하다.
본격 추리소설에서처럼 그 미지의 인물이 누구인지가 밝혀지리라. 연푸른 꽃들에 대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