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부터 이제까지, 지금 모습으로 누워 산 지 오십 년이 다 되어갑니다. 이 시간 동안 제 몸은, 책을 읽을 수 있는 축복,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축복, 다른 사람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줄 수 있는 축복, 음정이 고르지 않고 발음이 자주 불분명하고 조금만 긴장되면 기관지가 콕콕 쑤시며 가래가 끓고 돌발적인 기침이 나오지만 말을 할 수 있다는 축복, 저의 영적 체험을 증명할 수 있는 축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사람은 서로 도우며 함께 살게 됨을 그 누구보다 확실하게 보여주는 특별한 몸……. 저는 이 남다른 몸으로 남다른 일을 해내면서 별난 화가, 별난 수녀가 될 수 있음을 특별한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며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