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은 2006년 현재 58년이 지난 사건이다. 많은 사람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이제 진상이 규명되고, 대통령이 사과까지 했지만, 아직도 끝이 나지 않았다. 체험자의 고통은 치유되지 않았고, 주민들 간의 갈등도 해결되지 않았다. 끝나지 않은 4.3을 이해하기 위해서 체험자와 주민들이 어떻게 4.3을 인식하고, 회고하고, 해석해왔는지를 좀더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기억이란 물론 한 개인의 두뇌 속에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기억이 형성되고 변화되는 과정에서 사회나 문화의 영향을 받게 된다. 국가에 의해 왜곡된 기억을 강요받기도 하고, 자신이 속한 집단의 특징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특히 회고 시점의 상황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사회적 성격을 띠게 된다. 4.3의 기억 연구는 결국 현재 살아 있는 4.3의 연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