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미남인 줄 알고 살아온 지 벌써 40년이네요. 하지만 어느 날,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어요. 우리 집 꼬맹이 파랑이가 “아빠! 못생겼어.”라고 이야기했죠. 흑흑.
깊은 밤, 드라큘라, 미라와 함께 우유를 마시면서 슬픔을 달래는데, 번뜩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 잘생기거나 못생기거나 그게 무슨 상관이람!’
지금 저는 재밌는 이야기를 쓰면서 여러분과 만나는 게 제일 좋고, 그게 바로 제 본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맞아요! 전 지금의 제 모습과 상황이 정말 좋아요. 중요한 건 바로 그 점이었어요!
하하하하.
한밤중에 귀신이 나올까 봐 화장실에 못 가고 변비에 걸린 지 어언 40년이 되었어요. 그때는 왜 그렇게 귀신이나 괴물들이 무서웠는지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지금 괴물들과 귀신이 안 무섭다는 건 아니에요. 그냥 나이를 많이 먹었고, 아들 파랑이가 뒤에서 보고 있어서 안 무서운 척하는 것뿐이지요.
그런데 요새는 괴물보다 더 무서운 것이 나타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어요. 이것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옆에서 귀신이 튀어나오든 자동차가 지나가든 신경을 안 쓰게 돼요. 그래서 무시무시한 괴물들조차 잊힐 위기에 처했어요.
세계의 모든 괴물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루마니아에서 회의를 한대요. 믿거나 말거나 간에요.
어릴 때에는 몸이 허약하고 키도 작아서 항상 덩치 크고 성질 나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어요. 그 일도 어언 30년이 지났네요.
그래서 그때는 나보다 더 힘센 괴물이 짠 하고 나타나서 성질 나쁜 친구를 혼내 주는 상상을 했어요.
지금은 시간이 흘러 괴롭히는 친구들도 웃으며 볼 수 있지만, 그 당시엔 정말 힘들었거든요.
이 책에 나오는 유식이처럼 친구를 못살게 구는 아이들은 이제부터 장롱 속이나 침대 밑을 조심해야 할 거예요.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노려보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