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이익에 따라 선이 되기도 하고 악이 되기도 하며 아예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함께 의논하고 대화하는 장이 필요하다. 하나로는 너무 부족한 시대다.
이 책은 우리를 공론의 장, 토론의 장으로 이끈다. 한 가지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우리가 적절하게 수용할 수 있는가를 조용하게 때로 신나서 이야기한다.”
흔히 중국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 또 중국소설은 한국 독자들에게 조금은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 멀고도 가까운 존재가 되도록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점에서 여성 작가 톄닝이 내놓은 첫 번째 장편소설은 중국소설의 색다른 세계를 발견하기에 충분하다.
이 소설의 핵심 등장인물은 외할머니 쓰이원, 어머니 좡천, 손녀 쑤메이로 이어지는 삼대에 걸쳐 세 명이다. 그러나 《장미의 문》은 문화대혁명이 시대배경인 여느 소설과는 사뭇 다르다. 중국 사회를 들여다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해도 특수한 상황에 내몰린 한 여성의 삶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이 소설은 충분히 흥미로운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