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십 년 만에 시집을 낸다. 그 십 년이라는 세월 동안 무엇을 하며 살았을까? 고등학교 교사로서 삼십 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고, 두 아들을 성인으로 키웠고 꾸준히 시를 발표하면서 바쁘게 살아왔다.
언제부터인가 지인들을 만나면 그들은 내게 약속이나 한 듯이 시집 언제 낼 거냐고 묻는다. 내 게으름과 무기력함을 질책하는 것 같아 부끄럽고 당혹스러웠다. 시집을 내야 하는가? 고민스러웠다. 자그마치 십 년 동안 고민해 왔다. 시집을 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 사실 지금 이 순간까지 이 고민에 대한 정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집을 내기로 결심한 것은 지인들에게 마음의 부채를 다소나마 갚고자 하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 부끄러운 시집이 나오기까지 가장 큰 자극을 주신 문학평론가 장병호 선생님과 김효태 시인께 깊이 감사드린다.
2020년 코로나19가 존재감을 더해가는 어느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