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세울 것도 없는 평범한 가족 이야기를 두서없이 늘어놓는다는 부끄러움도 있었지만, 어린 시절을 돌아보고 떠올리면서 조금씩 써나가는 동안에 내 마음도, 굳은 오른손도 한결 부드러워진 걸 깨달았다. 연재는 편집부의 호의로 이 년 반 동안 진행되었고, 생각지도 않게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연재한 지 일 년이 지날 즈음부터 독자들이 편지를 보내고 전화를 주셨다. '어두운' 인상을 주었겠거니 하고 내심 두려웠는데, 그렇지 않았다. "한참 웃었습니다"는 말을 듣고 안심했다.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