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남-긍정과 끈기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 끝에 절망에 빠진 세 사람에게 신의 사자가 찾아왔습니다. 그는 세 사람에게 신의 선물이 든 상자를 선물했습니다.
“이 선물 상자를 열 때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아주 귀한 선물입니다. 하지만 이것만 있다고 당신들의 삶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귀한 선물과 당신들의 노력이 함께 할 때만 이 선물은 가치를 가지게 됩니다.”
선물 상자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 사람 모두 선물 상자를 여는 순간 기분이 무척 좋아지는 걸 느꼈답니다. 신이 농담을 할 리는 없으니까요. 분명 보이지 않는 선물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다음 날부터 세 명에게는 새로운 인생이 찾아왔습니다. “나는 무엇을 하든 실패만 한다”는 부정적인 마음이 싹 가시고 마음 속에 긍정이 가득 차게 된 것입니다. 긍정하는 마음은 그들이 자신있게 무엇이든 해나갈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세 사람은 신의 선물이 낙관적인 마음가짐이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었지요.
“이제 우리는 신의 선물을 받았으니, 지금까지의 실패를 씻고 앞으로 잘 살아봅시다.”
세 사람은 굳은 다짐을 하고 각자의 길을 떠났습니다. 정확히 10년 후, 신의 사자는 그 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보기 위해 다시 지상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은 허파에 바람만 잔뜩 들어간 사기꾼이 되어 있었어요. 말끝마다, “걱정 마! 내가 다 해낼 수 있어!”라고 말하고 다녔지만, 무엇 하나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는 그의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요. 두 번째 사람은 예전보다 더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난으로 처자식을 모두 잃었지만 “이것이 운명이니 행복하게 받아들이겠다”며 달관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자신은 달관했을지 모르지만, 그의 노력 없는 낙관론은 가족을 불행으로 몰아갔던 것입니다. 세 번째 사람을 찾아갔을 때, 신의 사자는 딴 사람이 되어 있는 그의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하얗고 곱상하던 그의 얼굴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까맣게 그을린 노동자의 얼굴이 되어 있었습니다.
“당신은 무슨 고생을 했기에 이렇게 변했습니까?”
절망한 신의 사자가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신이 주신 긍정의 힘으로 무엇을 할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긍정적인 생각만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더군요. 그러다가 이 메마른 땅에 와서 알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황무지라고 생각했던 이 땅을 밭으로 개간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저밖에 없었지요. 신이 주신 긍정하는 마음 덕택이었습니다. 저는 거기에 제 노력을 보탰습니다. 황무지가 밭으로 변할 때까지, 마른 땅에서 우물이 발견될 때까지 저는 땅을 파고 또 팠습니다. 그 결과 이 넓은 땅이 모두 제 것이 되었고, 메마른 땅이 촉촉하게 젖게 되었습니다.”
신의 사자는 그제서야 까맣게 그을린 그의 얼굴이 무엇을 말해 주는지 알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끈기와 노력의 상징이었지요.
저는 여러분에게 이 농부의 이야기와 같은 또 하나의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 주고자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너무나 잘 알아서 깊이 생각해 보지 못한 ‘타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뚱뚱하고 하늘도 날지 못하는 못난이 거인새가 이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능력을 가진 새로 바뀌어가는 모습 속에서 긍정과 끈기가 만나면 어떤 기적이 일어나는지 찾아보기 바랍니다.
이것은 실존했던 “인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것은 실재했던 “한 시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조선 역사상 가장 암담했고 그렇기에 희망이 필요했던 시절. 이 이야기는 그 시절에 대한 환다지입니다.
병자호란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되 실존했던 인물들을 내세우지 않은 것은, 그 시절이 너무나 많은 비극으로 점철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고, 그래서 지금, 새로운 역사 이야기를 여러분 앞에 내려놓습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문학서 ‘환다지’처럼, 역사에는 존재할 수 없는 “if”를 마음대로 이 글에 뿌려놓았으니, 이 소설 역시 하나의 환다지입니다.
새로운 미래를 꿈꾸었던 이야기 속의 젊은이들로 인해 뜨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한 해를 보냈습니다. 그 마음이 여러분께도 온전히 전달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