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서문 ★
10년도 더 된 것 같다. 웹 광풍이 몰아치고, 웹 에이전시는 홍수처럼 쏟아졌으며, 디자인 인력들이 대거 웹 디자인 시장으로 쏠려가던 그 시절 말이다. 그리고 지금, 어쩌면 그때와 비슷한 바람이 모바일에도 부는지 모르겠다. 모바일과 관련된 스타트업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고, 앱스토어에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피땀과 야근으로 빚어진 고귀한 앱들이 저마다 누군가의 간택을 바라며 유리알 같은 아이콘의 광택을 뽐내고 있다.
이런 열기에 힘입어 '시각 디자이너'라는 직군의 사람들도 모바일 시장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데, 더러는 모바일 제조사의 GUI 인력으로, 더러는 모바일 앱을 만드는 중소 업체의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혹은 이러한 업체의 외주 디자인 담당자로 저마다의 자리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워낙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시장에 운영체제도 이미 많고, 그 자체마저 변화무쌍하여, 디자이너 역시 구글 검색을 하고 책을 뒤적이지 않고는 업무를 진행할 수 없다(이런 점에서는 디자이너나 개발자나 평생 새로운 것을 따라가야 하는 측은한 운명을 같이 한다.)
안드로이드의 성장세가 무섭다. 여전히 아이폰은 강력하며, 미려한 그래픽을 뽐내고 있지만,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 2014년을 시작하는 현재 시점에 국내의 모바일 기기는 90% 이상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있다. 나 역시 아이폰이 아닌 안드로이드를 계속 만지다 보면, 미적 감각이 후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하지만,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디자이너는 더욱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디자인에 대한 책임감을 느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아름답지 않다는 이유로 안드로이드를 외면하기엔 별 다른 대안이 없다(특히, 주머니 사정이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차라리 아름답게 하는 데 우리의 자원을 투자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이 책은 안드로이드 디자인 실무를 진행해오면서 수많은 구글링과 개발자와의 토론, 더러는 우연찮게 마주한 다양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나도 모바일과 관련된 일을 수년간 담당하면서 어느 정도 안드로이드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한 편이었지만, 디자인 실무에 들어오면서는 단지 UI나 안드로이드 시스템만을 이해하는 것과는 또 다른 벽이 있음을 절감했다. 특히 모바일 기획자나 개발자를 위한 책들은 많지만, 실무에서 포토샵을 열고 방망이를 깎는 마음으로 한 픽셀씩 다듬는 디자이너들이 읽기에는 이렇다 할 책이 없는 것이 아쉬웠다.
완벽하게 모든 내용을 다루는 책은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디자인을 시작하는 누군가에게 구글 검색에 쏟을 시간이라도 줄여줄 수 있다면, 만들어 놓은 이미지 소스를 죄다 버리는 수고를 덜 수만 있다면, 이 책에 그만큼의 가치는 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10년도 더 된 것 같다. 웹 광풍이 몰아치고, 웹 에이전시는 홍수처럼 쏟아졌으며, 디자인 인력들이 대거 웹 디자인 시장으로 쏠려가던 그 시절 말이다. 그리고 지금, 어쩌면 그때와 비슷한 바람이 모바일에도 부는지 모르겠다. 모바일과 관련된 스타트업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고, 앱스토어에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피땀과 야근으로 빚어진 고귀한 앱들이 저마다 누군가의 간택을 바라며 유리알 같은 아이콘의 광택을 뽐내고 있다.
이런 열기에 힘입어 '시각 디자이너'라는 직군의 사람들도 모바일 시장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데, 더러는 모바일 제조사의 GUI 인력으로, 더러는 모바일 앱을 만드는 중소 업체의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혹은 이러한 업체의 외주 디자인 담당자로 저마다의 자리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워낙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시장에 운영체제도 이미 많고 그 자체마저 변화무쌍해 디자이너 역시 구글 검색을 하고 책을 뒤적이지 않고는 업무를 진행할 수 없다(이런 점에서는 디자이너나 개발자나 평생 새로운 것을 따라가야 하는 측은한 운명을 같이 한다).
안드로이드의 성장세가 무섭다. 여전히 아이폰은 강력하며, 미려한 그래픽을 뽐내고 있지만,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 2017년 기준으로 국내 모바일 OS의 75%는 안드로이드가 차지하고 있다. 나 역시 아이폰이 아닌 안드로이드를 계속 만지다 보면 미적 감각이 후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하지만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디자이너는 더욱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디자인에 대한 책임감을 느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아름답지 않다는 이유로 안드로이드를 외면하기엔 별 다른 대안이 없다(특히, 주머니 사정이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차라리 아름답게 하는 데 우리의 자원을 투자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이 책은 안드로이드 디자인 실무를 진행해오면서 수많은 구글링과 개발자와의 토론, 더러는 우연찮게 마주한 다양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나도 모바일과 관련된 일을 수년간 담당하면서 어느 정도 안드로이드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한 편이었지만, 디자인 실무에 들어오면서는 단지 UI나 안드로이드 시스템만을 이해하는 것과는 또 다른 벽이 있음을 절감했다. 특히 모바일 기획자나 개발자를 위한 책들은 많지만, 실무에서 포토샵을 열고 방망이를 깎는 마음으로 한 픽셀씩 다듬는 디자이너들이 읽기에는 이렇다 할 책이 없는 것이 아쉬웠다.
완벽하게 모든 내용을 다루는 책은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디자인을 시작하는 누군가에게 구글 검색에 쏟을 시간이라도 줄여줄 수 있다면, 만들어 놓은 이미지 소스를 죄다 버리는 수고를 덜 수만 있다면, 이 책에 그만큼의 가치는 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스포츠카 회사를 다녔지만, 흔히 말하는 카가이(car guy)가 아니다. 자동차 회사에 들어가면서도 BMW의 숫자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벤츠의 클래스 이름들이 뭘 뜻하는지도 전혀 몰랐다. 입사 후 그저 매일매일 자동차 구석구석을 고민하다 보니, ‘이게 왜 여기에 붙어 있는 건가’ 싶은 궁금증이 생겼고, 그걸 하나둘 들춰가면서 쌓아온 자료들이 책으로 엮여 나왔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은 내가 공부한 자습서에 가깝다.
자동차의 외관이 주는 시각적 매력이야 말해 무엇하겠냐마는, 나는 자동차 내부의 인터페이스들을 하나둘 공부하면서 이 안쪽에서 벌어진 사람 냄새나는 역사가 너무나 재밌었다. 기계이면서 공간이고, 도구이면서 생활 방식인 자동차가 백 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지고 볶아온 흔적들이 바로 오늘 우리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란 물건이다. 게다가 지금은 자동차가 전기화, 디지털화하는 대격변기에 놓여 있으니 과거의 변화들을 돌아보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온고지신’이라고 하지 않던가?
다른 한편으론, 주제가 자동차일 뿐 사람의 생활 방식과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은 모든 UX 디자이너들에게 좋은 훈련(practice)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인공물을 대상으로 하는 그 어떤 디자인도 사람에 대한 이해와 떨어질 수 없으니만큼, 자동차 인터페이스의 지난 세월들을 훑어보는 것이 모든 UX 연구자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