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익은 물건도 어제와 오늘 똑같지 않아요.
어제 추하던 것이 오늘은 아름답게 보일 수 있어요.
어제는 밉던 친구가 오늘은 예쁘게 보일 수도 있지요.
아름다운 마음으로 보면 모두가 아름답게 보인답니다.
기쁜 마음으로 보면 누구나 반갑고 소중합니다.
아름다운 마음으로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을 동시로 썼습니다.
나비와 꽃, 은행나무, 가랑비, 호박, 호수, 수양버들
바닷가 몽돌, 시골 시냇물…….
이들과 만나 기쁘고 재미있게 나눈 이야기에 말맛을 살려 쓴 동시입니다.
지금까지 바쁘다는 이유로 세상과 사물의 온갖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고, 사람 사는 일에도 따로 눈 주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나를 부를 때 나는 ‘바쁘다, 바빠!’ 하면서 대답을 미루어 왔었지요. 바쁜 일을 접고 그들과 눈을 맞추고 소곤소곤 이야기하며 살리라, 결심한 날부터 나는 귀가 뚫리고 눈이 열렸습니다. 길가의 민들레가 인사하고 제비꽃이 부르고 해바라기가 웃어 주었습니다. 전봇대가, 강아지가, 담쟁이가, 담벼락이, 고양이가, 바다가 하나같이 나와 이야기하고자 하였고 나는 그들과 나눈 이야기를 동시로 썼습니다.
앞으로도 그들과의 이야기를 계속 쓰고 싶습니다.
귀와 눈을 열어 갖가지 소리를 듣고
많은 것들을 보았습니다.
본 것, 들은 것들을
다양한 색깔과 모양으로 가꾼 시들입니다.
동시집을 읽고
숨어있는 말소리를 듣고
놓치고 있던 작은 것들을 보고
그들의 마음까지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쪼록 이 동시집이
동심을 사랑하는 이들 곁에서
기쁨으로 자리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