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를 펼 틈도 없이 수레를 끌고, 작은 수레에 자꾸만 무언가를 채우는 곰은 우리를 꼭 닮았어요. 좀 한가하다 싶으면 불안에 쫓겨 무슨 일이든 찾아 나서고, 욕망을 잠재우기 위해 가득 채운 가상의 장바구니는 줄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사실, 우리도 잘 알고 있어요.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요. 하지만 눈앞에 나무가 쓰러지지 않는 한 멈출 생각을 못하죠.
프리랜서인 저는 불안을 항상 삶의 기본값으로 불안과 일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그 균형을 찾으려 노력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곤 하지요. 바로 그 즈음에 <곰과 수레>의 번역 일을 하게 됐어요. 아름다운 리노컷 일러스트레이션과 담백한 우화! 이 우화가 전해주는 투명한 메시지가 저에게는 곰에게 위험 신호를 알려 준 종달새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참 좋아하는 다정한 방식으로 종달새가 찾아온 거예요. 마음속으로 다시금 되새겨요. 결핍은 다름 아닌 마음의 여유와 관조의 시간이라고요. 행복은 숲 사이를 걷는 발걸음과 종달새 소리와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한 조각 햇살에 있다고요. 사랑스러운 곰 이야기가 여러분에게도 다정한 종달새로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 어느 때, 종종거리는 발걸음을 멈추고 잠깐이라도 서성임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보통 엄마가 만든 행복한 그림책 지도 <그림책이 좋아서>는 저명한 전문가와 독서 단체에서 만든 그림책 독서 목록이 아닙니다. 무슨 무슨 이론이나 교육적 효과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가르치려 하지 않습니다. 독서 단체에서 제안한 독서 목록에 의지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림책이 좋아서 아이와 함께 그림책으로 소통한 보통 엄마의 그림책 교육 체험기입니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천천히 그리고 깊이 읽으며 아이의 마음을 만났습니다. 아이는 재미와 행복을 알아냈습니다. 그것으로 된 거 아닌가요? 그냥 그림책이 좋아서! 읽는 힘, 이해하는 힘, 감성 개발 등 교육적 효과는 부수적인 거죠. 물론 다른 어떤 교육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이 책으로 모든 엄마가 그림책으로 행복한 아이 만들기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제님
『내 친구 안토니오』를 소개합니다.
특별하고도 평범한 어린이의 초상을 그린 『내 친구 안토니오』는
소중한 어린 시절의 마법적인 경험과 무한한 가능성, 그리고 아름답고 부드러운 우정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흥미를 끄는 건 ‘역할’을 통해 우리 자신과 친구, 인간관계를 이해하는 대화를 시작하기에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에요. 한 아이가 얼마나 많은 이름을 가질 수 있을까요? 혼자 있는 안토니오를 보면 그저 어린아이에 불과하지만, 안토니오는 보이는 것 이상의 수많은 역할을 해내며 탐험과 새로운 경험을 통해 매일 조금씩 성장해갑니다.
[질문들]
자기 자신을 다양한 역할로 소개해 보세요.
역할에 따라 자연스레 하게 되는 행동과 그때의 감정도 살펴보고요.
한 아이가 얼마나 많은 이름을 가질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얼마나 많은 역할을 살아내고 있나요?
어떤 역할일 때 가장 즐겁나요?
어떤 역할일 때 가장 힘든가요? 『내 친구 안토니오』의 화자 ‘나’처럼 나를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다정한 친구가 여러분에게도 있나요?
그림책 육아, 전혀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습니다! 엄마 자신이 그림책의 매력에 흠뻑 빠지면 저절로 그림책의 감동을 아이와 함께 나눌 힘이 솟습니다. 엄마 스스로 행복한 그림책 육아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아이도 충분히 보상을 받습니다. 학습 효과는 부수적으로 따라옵니다. 정서적 교감을 통한 안정감과 집중력 향상, 자연스럽게 향상되는 관찰력과 통찰력. 따로 무엇 할 필요 없이, 그냥 읽어주는 것만으로, 함께 즐거워하는 것만으로 그림책 육아는 완성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