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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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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생명의 먹줄을 놓다>

생명의 먹줄을 놓다

언어의 금광을 캐면서 내가 詩를 쓴다는 것은 세월을 먹다가 기억을 잃어버리는 과정이다. 또 자신의 정신과 맘속 어딘가에 붙어서 끈적거리는 점자들을 탈탈 털어버리는 일이다. 때때로 거식증 걸린 것처럼 입과 눈과 귀에 들어오는 것들을 사정없이 씹어 삼키며 그 자리에서 詩의 싹을 얻으려고 몸부림을 친다. 詩라는 것이 그렇다. 썼다가 지우고 또 끄적거리기를 수십 번 하다가 결국 서너 줄의 모음과 자음이 백지 위에 살아남는다. 그리고 시인은 안도의 한숨을 쉰다. 자식을 성장시켜 출가한다고 혹이 떨어졌다 단잠을 잘 수 있던가. 자식 걱정과 마찬가지로 자족하고 품 안을 떠나보낸 詩들이 제발 무사했으면 좋겠다. 시인은 말한다.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서 때로는 폭우가 친구였고 땡볕이 동반자였다고. 보도블록 사이를 뚫고 돋아난 새싹을 경이롭게 바라보기도 하고, 칠흑 같은 그믐밤과 샅바싸움을 하기도 한다고. 눈이 시리도록 불타는 태양을 바라보다가 동공이 길을 잃어버린 무모함도 저질렀다. 이런 일탈 행동과 언어의 결정체인 詩를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은 무절제 상태에 놓이는 위험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언어의 금광을 캐는 도전정신에 불을 지피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부질없는 詩가 당신의 친구가 되어 희망을 캐는 데 도구가 된다면 참 좋겠다. 2022년 가을이 깊어가는 길목 옥정호가 내려 보이는 석암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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