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알렉산드라에 대한 만화 작업을 하면서 든 생각 중 하나는, 내가 그녀가 살던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것이었다. 내가 지금 여성으로서 이만큼의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바로 수많은 김알렉산드라의 투쟁 덕분이리라. 나는 내가 태어난 나라를 절대적으로 사랑하고 헌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애국자’도 아니고, 우리 민족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혈통중심적인 ‘민족주의자’도 아니다. 그렇다고 이론적으로 활동하는 페미니스트도 아니다. 단지 인간은 평등하며 남녀 구분 없이, 계급과 지위, 민족과 인종을 떠나 같은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평등한 세상은 불가능하지만 그 차이를 점점 줄일 수는 있다. 그런 면에서 백 년 전에 살았던 김알렉산드라는 진정한 독립운동가였으며(빼앗긴 나라를 되찾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떤 나라를 되찾느냐,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어떤 나라를 만드는가는 더욱 중요하다) 혁명가이자 선구자였다.
김알렉산드라에 대한 만화 작업을 하면서 든 생각 중 하나는, 내가 그녀가 살던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것이었다. 내가 지금 여성으로서 이만큼의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바로 수많은 김알렉산드라의 투쟁 덕분이리라. 나는 내가 태어난 나라를 절대적으로 사랑하고 헌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애국자’도 아니고, 우리 민족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혈통중심적인 ‘민족주의자’도 아니다. 그렇다고 이론적으로 활동하는 페미니스트도 아니다. 단지 인간은 평등하며 남녀 구분 없이, 계급과 지위, 민족과 인종을 떠나 같은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평등한 세상은 불가능하지만 그 차이를 점점 줄일 수는 있다. 그런 면에서 백 년 전에 살았던 김알렉산드라는 진정한 독립운동가였으며(빼앗긴 나라를 되찾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떤 나라를 되찾느냐,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어떤 나라를 만드는가는 더욱 중요하다) 혁명가이자 선구자였다.
『풀』이 전세계 35개 언어로 번역되고 국제적으로 많은 상을 수상하고 여러 나라에서 추천도서로 선정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대한민국에서 3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지구 반대편, 중남미에서 그렇게 큰 울림을 줄 것이라고는 진심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나와 다른 피부색을 가진, 내가 알지 못하는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그것도 젊은 여성들이 눈물을 흘리며 나에게 고맙다고 할 줄 몰랐다. “이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입니다”라는 그들의 말에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풀』을 사랑해준 수많은 독자들은 내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크게 『풀』에 공감하고 나보다 더 깊이 나의 의도를 이해했다. 침묵처럼 그림도 글이라, 그림만 있는 페이지에서 독자들은 그림을 마음으로 읽었다. 그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눈 속의 반짝이는 별은 내가 작품을 계속하는데 길이 되어줄 것을 확신한다. 나는 만화로 삶에 대해 기록하는 것을 숙명처럼 계속하리라. 세월이 지날수록 인간과 모든 생명체에 대한 소중함과 사랑이 기본이 되는 작품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전쟁 때문에 당해야만 했던 희생과 참혹함, 지금까지 고통 받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히 담겨 있습니다. 이야기 속 하루처럼, 할아버지의 아픔을 나누고 좀 더 밝은 평화로운 내일을 바라는 마음을 이 책을 읽는 분들도 같이 나누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