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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양재

최근작
2012년 11월 <양재수필 그릇꿈>

양재수필 그릇꿈

살아오면서 참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이 몇 가지 있다. 내 아내와 결혼 한 것, 여주에 공방을 만든 것. 그 중에서 가장 잘 한 일은 뭐니뭐니 해도 도예가가 된 것이다. 스물 일곱 청춘, 디자인과 4학년을 뒤로 하고 도자기 전공을 위해 과감히 도예과 1학년에 입학한 후로 도자기는 내 일상이 되었고 전부가 되었다. 11번의 개인전과 100여회의 그룹전에 참가했고 뉴욕과 파리에서도 전시가 열렸었지. 쉰 넷. 주마등처럼 그 동안의 시간들이 오버랩 된다. 서른 다섯, 영국이란 공간은 내 도자기 인생에 또 다른 방점을 찍은 곳이다. 런던올림픽 열기로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날은 내 서른 다섯의 추억이 생각나서 아련해 지기도 했다. 특히나 마린보이 박태환의 다큐멘터리는 어린 선수지만 존경심이 들 정도로 숙연했다. 하루 8시간 물 속에서 계속되는 초인적인 연습과 연습들. 젊음이 갖는 에너지가 새삼 대견하기도 하고. 처음 물레 연습할 때가 생각난다. 재미있기도 했지만 잘 되지 않아 속상하기도 했었지. 물레도 힘들었는데 가마를 배울 때는 더했다. 정성스레 만든 도자기가 금가고 휘고 터져서 나올 때의 심정이란, 뭐랄까 아픈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 같았다. 그렇게 나에게도 박태환과 같은 나름의 노력과 연습이 계속된 시간이었다. 쉰 넷, 나 이양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나? 신나게 물레를 돌려본다. 수많은 작품들과 전시들. 전시회를 앞두고 느꼈던 긴장감과 전시 후 갖게 되는 약간의 후회들, 이런 것들이 더해져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보면서 지금과 같은 심플한 선 드로잉의 청화백자 도자기 작업을 하고 있다. 나에게 도자기는 희노애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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