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를 도는 행성처럼 우리는 제각각 누군가에게, 또는 무엇엔가 붙들려 있을 때가 많다. 중력 같은 힘이 우리를 지켜 주는 경우도 있고, 헤어날 수 없는 굴레인 경우도 있다. 너무나 익숙해서 궤도를 돌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살기도 한다. 우리 각자는 어떤 궤도를 돌고 있는지, 그 궤도를 지키거나 떠난다는 게 무엇일지, 변화와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좌청룡 우백호’라는 말은 왜 생겼을까요? 떡국이나 국수에는 왜 고명을 얹어서 먹을까요? 오방색을 알고 나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어요. 또 지혜로운 옛사람들이 살아온 방식으로 우리도 현재를 살고 있다는 걸 깨달을 거예요. 굳이 따로 배우고 익히지 않아도 우리 몸과 마음이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문화. 오방색은 바로 그런 문화입니다.
해치는 먼 옛날, 세상이 평화롭던 시대에 처음 나타났던 신령한 상상의 동물이에요. 몸이 푸른 비늘로 덮여 있고, 겨드랑이에는 날개 닮은 깃털이 달린 멋진 모습이지요. 눈이 부리부리하고 코는 뭉툭하고 정수리에는 외뿔이 솟아, 무서운가 하면 어딘가 어수룩해 보이기도 해 친근한 정을 느낄 수 있어요. 해치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잘 가릴 줄 알아 남을 울리는 나쁜 자를 보면 뿔로 들이받았다고 해요. 약하고 착한 이를 돕고 악을 응징하는 정의의 지킴이, 수호 동물인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