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각색 작업을 맡았을 때 고민이 많았다. 웹툰을 소설로 각색하는 작업이 처음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웹툰의 재미를 어떻게 하면 소설로 옮겨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시작했던 작업은 나중엔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완전히 이 작업에 몰두해 있었다. 지나고 나니 꽤 즐거운 작업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작품이 독자에게 그만큼의 재미를 보장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쩌면 이 글을 쓰는 중에도 겸손을 잃지 않으려는 나의 본능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게끔 시킨 것일 수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독자의 비평은 늘 두렵고 예측하기 어렵기에 나는 최대한 이 책에 대한 내 평가를 자제하려 한다.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오직 작가로서 글을 쓰며 느꼈던 내 감정은 솔직히 흥미롭다, 였다. 개인적으론 소설을 쓸 때 나 스스로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독자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이 ‘재미’라는 요소는 항상 내 글쓰기의 중요한 기준이 되어 왔다. 작업할 때 재미가 없다면 그것은 내 기준에 실패한 작품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각색 작업은 훌륭하다고까진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실패작이란 소릴 들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물론 이것도 작품의 평가와는 별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