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 적에는, 나라는 사람의 속은 이렇게 어른인데 그릇은 왜 이렇게 작은 어린아이일까 하고, 그 '틈'을 속상해했다. 그게 어느 사이엔가, 나라는 인간의 속은 이렇게 어린아이인데 그릇은 왜 이렇게 어른일까라는 ‘틈’으로 바뀌고 말았다. 이 '틈'이야말로 나에게는 소중한 것이다. 그런 내가 있었기에 어른이 된 지금, 어린 시절의 수다 소년으로 그 시절의 새콤달콤한 이야기들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개인을 존중하고 개성을 소중히 여겨라. 정말 옳은 말이에요. 저도 이 말에 찬성해요. 하지만 이 말이 제 멋대로 살자는 뜻은 아닐 거예요. 모두 나는 나, 너는 너, 하고 등을 돌린 채 살아간다면 삶이 너무 쓸쓸하지 않겠어요?
사람이 저마다 다르다는 건 그만큼 다양한 가치관과 세계관이 존재한다는 뜻이지요. “넌 그런 걸 좋아하니? 세상을 그런 식으로 볼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과 느낌을 나눈다면, 삶은 훨씬 풍성해질 거예요. 다른 사람과 만나는 건 그 사람이 지닌 다른 세계와 만나는 것이기도 해요. 그건 자기 세계를 더 넓고 풍성하게 만들어 가는 일이지요.
저는 어렸을 때 친구 사귀는 게 서툴러서 혼자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며 놀았어요. ‘어차피 날 알아주지도 않을 텐데 뭐.’ 하면서 마음을 닫고 지냈지요. ‘그러지 말고 마음을 활짝 열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