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온몸이 불에 탄 채규철 선생님의 어린 시절부터 마지막 순간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의 일생은 겉으로 보기에는 끔찍한 화상을 입고 도깨비처럼 일그러진 얼굴로 살아가야 했던 비참한 삶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행을 딛고 끝끝내 오뚝이처럼 일어선 찬란한 승리의 삶이기도 했습니다.
채규철 선생님의 생애를 따라가는 동안, 우리는 한 사람의 의지가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씨앗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뚜렷이 알게 됩니다. - 작가의 말에서
실로 25년 만에 네 번째 시집을 묶는다. 해묵은 노트를 들여다보다 덮곤 했던 일들을 비로소 마무리 짓는 감회가 없을 수 없다.
돌이켜보니 낡고 해진 것들을 오래 짊어지고 왔다. 반성하고 반성할 일이다. 더딘 발걸음이지만 내 앞에 놓인 길을 멈추지 않고 걸어가야겠다. 여름이다. 눈부신 초록에 눈을 맞추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