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면서 보니까, 책 속에 등장하는 스님들 중에는 이미 열반에 드신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좋은 스님들이 세월을 따라 그렇게 떠나가고 있는 것이리라. 우리들의 가슴에 그리움의 그림자를 남기고, 종태 스님이 그렇게 갑자기 떠나가 버리고, 정영 사형님이 또 떠나시고, 얼마 전에는 나의 속가 부친이 세상을 떠나가셨다.
나는 산도 아니고
들도 아닌 곳에 산다.
그래서 중도 못되고
사람도 못된 채로
나이만 자꾸 먹어간다.
전에는 새벽 방귀도 잘 뀌는데
이제는 방귀도 없어졌다.
몸에 객기가 빠지니까
열정이 식어서
하고 싶은 것도 별로 없다.
시(詩)도 써놓고 보면
꼭 간을 안 한 무시국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