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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서영은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43년, 대한민국 강원도 강릉

최근작
2019년 7월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그녀의 여자

연재를 시작해서 책으로 묶기까지 이 작품은 나에게 하나의 지독한 하나의 악몽이었다. 그러나 한 번은 치르지 않으면 안 되는 통과의례이기도 했다. 죽음, 상실감, 동성애, 상처의 치유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어 본다는 것이, 자신이 아예 그 문제에 깊이 침윤되어 죽음의 문턱까지 끌려갔었다. 내가 내가 아니고 내 안에 들어와 사는 망령들의 집이었다. 당연히 소설은 엉망이 될 수밖에 없었다. 과연 그런다, 소설은 오히려 전투가 휩쓸고 지나간 내 삶의 페허에서 벌인 굿은 아니었는지? 다만 분명한 것은 어둠으로 들어가서 빛으로 나온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나 자신에게는 중요하고 의미 있지만, 독자들에겐 읽기 힘든 미완의 작품일 수도 있겠다. 상처가 깊은 사람들은 망령들에게 파먹힌 아픈 기억들이 있다. 그들에게도 이 작품이 하나의 악몽이자 통과의례가 되어, 이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 이유 아닌 변명으로 거두어지길 바란다.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나는 소설가로서 적지 않은 소설들을 발표해왔다. 하지만, 이 책은 이전에 내가 출간한 어떤 책하고도 같지 아니하다. 이 책에 허구적인 것은 단 한 가지도 없다. 나는 노란 화살표를 따라 길을 걸었고, 그 화살표가 가리킨 곳에서 나를 벗어던졌다. 그 결과 지금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그 내면적 변화를 이끈 초월적 존재를 보고 만졌기 때문에 그 기쁨을 같이 나누고 싶다. 또한 이 책은 내가 지나온 길마다 등불처럼 놓여 있던 실제 노란 화살표의 궤적을 따라 쓰였고 사진도 그에 맞춰 편집되었다. 이제 책은 끝나지만, 지금도 누군가는 그 길 위에서 노란 화살표를 따라 걷고, 또 어떤 이는 희미해진 노란 화살표를 새로 그리고 있으리라. 영혼의 부름을 따라 걷는 모든 이는 순례자다. 일상 속에서 자기만의 노란 화살표를 찾아 걷고 있는 세상 모든 성스러운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돈 키호테, 부딪혔다, 날았다

지금부터 우리는 진정하고 영원한 부름에 응답하기 위해 오른손을 높이 쳐들어야 한다. 우리의 투혼을 불태워 육체와 영혼이 호환하도록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죽음은 없다. 당신이 믿지 않을 뿐. 믿고 영혼의 눈을 떠보면, 절대선의 의지가 한순간도 당신을 비켜간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도, 책 속의 돈 키호테를 책 밖으로, 오늘 우리 삶의 자리로 끌어내어 독자들이 돈 키호테로, 돈 키호테가 독자로 서로 호환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사막을 건너는 법

인간의 비인간화를 유발하는 문명과 속물적 가치관에 대한 설익은 비판과, 삶의 체험 이전에 고나념으로 먼저 인지한 실존에 대한 반항적 사유를 근간으로 했던 몇몇 초기작들. 그 지나친 진지함과 사변성은 소설쓰기의 방법론이 바귀면서 <사막을 건너는 법>에서는 삶의 이야기로 형상화되었다. 삼십 년 만에 첫 작품집을 재출간하면서, 처음 자리에 있던 주제가 지금도 여전히 내 문학의 중심에 있어, 수많은 변용을 거쳐 무궁한 이야기의 스펙트럼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며, 삶이 지닌 화엄의 묘를 다시 한 번 깊이 새긴다.

시간의 얼굴

이 작품은 나에게서 몹시 고통스럽게 태어났다. 5년 남짓 투병하던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내 삶의 자리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모든 것은 그대로인데 남편만 세상을 떠난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그대로인 것이 없었다. 무상하고 허망했다. 어디서 다시 시작해야 될지 무슨 의미를 붙잡아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온몸에 침을 꽂고 누워 있을 즈음 「문학사상」으로부터 연재 제의를 받았다. 글이, 독자와의 약속이 나를 일으켰다. 때문에 이 소설은 단순한 픽션이 아니라, 언어로 행해진 삶의 실험이었다.

일곱 빛깔의 위안

삶이 가차없이, 여지없이 날을 세워 나를 겨누었다. 삶이 나에게 특별히 원한을 품었던 것일가. 아니다. 스스로 뿌린 원인의 씨앗에 의한 결과의 나무였다. 날은 끔찍이도 예리했고, 빛 그 자체인 양 공명정대했다. 무릎이 꺾여 피 흘리며 신음했다. 인생도 문학도 결딴이 난 듯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살아 있다. 다른 사람으로 빚어져 있다. 그리고 치명적으로 나를 버린 인생의 그 가차없음, 여지없음에 오히려 두 손 들고 감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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