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내는 책에 대해 각별한 감정을 갖는다. 한국문학을 공부하겠다고 처음 마음을 먹었을 때부터 고민했던 내용들이 이 책에는 부끄러운 대로 담겨 있다.
비평사를 연구하는 기본적인 출발점으로 나는 그것의 이론적인 구조들에 관심을 가졌다. 비평이 비평으로서 성립하려면 일단 대상의 이론틀 안에서 그것이 '비평'으로 해명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다소 지루한 과정을 거치더라도 나는 개별 비평가들의 비평을 그런 관점에서 복원하고 재해석하려고 애썼다.
... 지금까지 나는 대학이라는 제도의 밖에서 문학 연구자가 아닌 다른 삶을 살아감녀서 왜 한국문학 연구를 지속해야 하는지 생각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경험들이 이런 글을 쓰도록 만들었다. 부록으로 비평사 연표를 정리한 것은 1930년대라는 시기를 시대와의 관계 속에서 일관된 흐름으로 한번 정리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