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이 박유안입니다. 제가 쟌 모리스를 처음 접한 것은 그녀의 책이 소개된 Urban Order라는 도시입문서를 통해서입니다. 당시 런던에서 유학중이었는데, 아름다운 문체로 도시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글로는 그녀가 최고라는 소개글을 읽고서 그냥 필이 팍 꽂혔더랬습니다.
그녀가 영국인 유명인사 가운데 최초의 트랜스젠더라는 소개를 어느 동료에게서 듣고 유치한 호기심이 발동했던 것도 사실이지요. 책을 읽으면서는 '영어권의 유홍준', 그런 느낌이 들기도 했구요. 유홍준 선생이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지요. 그녀의 글에 배인 역사학자의 통찰력과 저널리스트의 예리함을 접하면서 유럽의 무늬를 짚어가다보면 그 명제가 절실하게 느껴진답니다.
기행문학, 즉 Travel Writing이라... 영국의 서점에서는 쟌 모리스의 글과 같은 여행에세이들이 따로 문예란의 한 서가를 가득 메울 만큼 그 쟝르가 제법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주섬주섬 읽다보니 어느새 그녀의 책만 십여권 정도 모아 읽게 된 듯하네요.
이제 저는 한국에 돌아왔고, 기행문학의 세례를 받은 참에 그녀의 이번 책을 시작으로 바람구두 출판사와 함께 앞으로 여러권 그녀의 책을 옮기는 작업을 하게될 듯합니다. 당장은 <쟌 모리스의 50년간의 세계여행>이 곧 출간될 예정입니다. 쟌 모리스처럼 아름다운 곳과 사랑에 빠져 오르가즘에 버금가는 희열을 느끼시면서, 유럽의 맛 만끽들 하시기 바랍니다. (2004년 2월 16일 알라딘에 보내주신 작가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