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춘천시 효자동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20년을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방 세 칸짜리 작은 집에서 조부모님, 부모님 그리고 우리 4남매가 지냈습니다. 영원히 잊지 못할 ‘즐거운 나의 집’입니다.
효자동 집 하면 생각나는 분은 역시 아버님이십니다. 춘천사범학교(현 춘천교대)를 졸업하신 아버지께서는 평생을 춘천시와 강원도청 등 강원도 각지에서 공무원으로서 근무하셨습니다. 외가 쪽 역시 춘천 토박이로 교육자 집안입니다. 장인어른 또한 춘천농협 감사로서 훌륭한 공직 생활을 해오신 분입니다.
우리 형제들도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공직을 받아들였습니다. 큰누나 육영화는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계시고, 큰형 육동헌은 한중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십니다. 그리고 작은형 육동한은 행정고시에 합격해 지금은 국무총리실 국정운영실장(차관보급)으로 근무 중이십니다. 저는 신문사에서 기자 생활을 했는데 결국 지난 2년간을 국회 공무원으로 일했으니 우리 가족의 공직과의 인연이 깊음을 새삼 느끼곤 합니다. 생전 아버지의 좌우명이었던 ‘화이부동(和而不同)’을 떠올립니다. ‘군자는 화목하되 부화뇌동하지 않는다’는 뜻의 화이부동에는 화(和)와 동(同)이 있습니다. 화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공존의 철학입니다. 동은 똑같이 요구하는 것입니다. 동은 지배와 흡수의 논리입니다. ‘화이부동’의 마음가짐을 가질 때 차이와 다양성이 모두 존중되면서 공존과 평화가 가능합니다.
아버지께서 그러셨듯이 홀로 독야청청하는 게 아니라 함께 어울리며 웃고있을 것입니다. 나무야, 나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