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레터는 이러한 작가의 삶과 작품 사이를 연결짓는 고리라는 생각이 든다. 셔우드 앤더슨을 비롯한 많은 작가들이 작품을 쓰기 전 준비운동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편지를 썼다. 따라서 작가의 러브레터는 실제 삶과 상상의 세계인 문학이 겹쳐지는 영역이고, 러브레터의 언어는 일종의 전희다. 곁에 없는 연인에 대한 그리움의 산물, 러브레터는 부재를 전제로 한다. 부재하는 대상에 대한 욕망과 환상은 무한히 확장되고, 러브레터를 쓸 때 비로소 그 사랑이 손에 잡힐 수 있는 실체로 다가오게 된다. 사랑의 감정을 편지로 구체화시킬 때 비로소 대상과 그에 대한 열정은 서서히 윤곽을 얻게 되는지도 모른다. 작가들은 이렇게 연사를 통해 구체화한 자신의 사랑 체험을 작품 안에 용해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