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다섯마리가 내게로 왔다
어항 속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지느러미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물로 지은 방에서 헤엄치는 내가 보인다
구피가 첫 새끼를 쳤다
태어나자마자 잡아먹히는 치어들
사막의 열기를 헤엄쳐 부디 살아남아라
살아 움직인다는 것
내 시의 언어가 갈 길이다
지나온 발자국들
더러는 길이 되기도 하고
더러는 흩어지기도 하고
끝내 놓지 못한 것들
내 곁에 남았다
그들을 불러
한 지붕 안에 들이기로 한다
어디에든 머물고 어디에든 머물 수 없는
그늘을 품고도, 환한
모순의 언어들
슬그머니 한 발 디밀어 키를 늘인다
2020년
박선희